티스토리 툴바



간만의 포스팅입니다. 그동안 여러 개인 사정으로 다른 쪽에 눈을 돌리다 보니 포스팅이 늦어졌어요.



최근에 텀블러에 대해서 그 가능성을 깨닫고 놀라고 있습니다.
친한 친구가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먼저 시작하고 주소를 보내줘서 가봤는데,
깔끔한 템플렛에 사진과 텍스트 위주로 올려서 눈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원래는 그동안 중단했었던 교환학생 책 작업을 좀 더 수월하게 하려고 포스팅 식으로 글을 틈틈히 정리하고자 해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써보니 이 텀블러라는 툴이 아직 한국에도 덜 알려져 있고 외국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템(?)이 떠올랐지요.

그동안 여름마다 틈틈이 가족과 친구들과 국내 여행을 다녔었습니다.
대학 초기 때 열심히 알바해서 번 돈으로 구입한 DSLR, 아무리 보급형이라지만 데세랄이기에
제게 좋은 사진들과 추억들을 많이 남겨줬습니다. 교환학생 가서 찍은 사진들도 모두 이녀석의 수고 덕!
그런데 국내 사진들 역시 써먹을 데(?)가 마땅치 않더라구요. 전 혼자 보는것의 즐거움을 넘어 나누고 싶은 의지가 컸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들을 텀블러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태그는 모두 그 사진을 찍은 지명 내지는 명소 이름을 번역해서 영어로 달았고 (물론 #Korea도 :)
사진 위주로 올리지만 그래도 가끔 필 받을때는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이나 그 지역에 대한 부가 설명도 달기 시작했어요.

처음 들어가시면 이렇게 최근 포스팅이 보입니다.




Archive를 눌러보면 그동안 올렸던 사진들이 쭈루룩~ 나타납니다



9월부터 시작한 텀블러인데, 조금 놀라웠던 것이 바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그것도 한국의 블로거들을 넘어 여러 나라 사람들이 Like를 누르거나 Reblog (본인의 텀블러로 퍼가는 기능)를 했기 때문이죠. 팔로워도 아직 많지는 않지만 소소히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내 텀블러의 사진들을 보게 되었을까 궁리한 결과,
해답은 Tag:태그에 있었습니다.

텀블러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키워드를 태그로 등록해놓으면 그 태그가 달린 사진들이 올라올 때마다 자신의 텀블러 계정 메인(Dashboard라고 부릅니다)에 올라오거든요. 따라서 이미 그 태그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관련된 사진을 지속적으로 업뎃받을 가능성이 큰 거죠!

실제로 like하거나 reblog한 사람들의 텀블러에 들어가보면 크게 몇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1. 한류붐을 실감하게 하는 국내아이돌의 해외팬들

2. 아시아의 절, 유적지 등 동양 고유의 풍경들에 관심있는 해외 텀블러 유저

3. 기타 (간혹 스팸도 있고, 랜덤하게 타고 들어온 사람들도 있는 듯) 


현재까지 제일 큰 반응을 불러일으킨 포스트입니다.

맨 위에 40 notes가 보이시죠?
Note의 갯수가 like와 reblog 횟수를 모두 합친 것입니다.


 사진 자체가 딱 한눈에 봤을 땐 끌리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예쁘고 멋진 풍경 사진에 많이 반하잖아요) 조금 사연을 넣어봤더니 최고치[!]를 갱신했어요. 여기서 하나 배우고 갑니다.

스토리가 있는 사진의 힘을!

앞으로 꾸준히 외장하드에 남아있는 한국 곳곳의 사진들을 포스팅하렵니다.
제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한국을 매력적인 여행지로 외국인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해외 여행 많이 다녀보니 한국이 참 별 볼일 없다-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객관적으로 별볼일 없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도 개인적인 관심사가 생기고 스토리가 매력적이면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합니다. 그 나라에 있는 친구가 매력적이고 이 친구가 태어나서 자란 나라는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가 볼수도 있구요. 

한국관광공사 및 관련 정부 기관들, SEOUL Magazine같은 저널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 보입니다.
2011-12년을 관광의 해로 지정해서 한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곳들도 영어로 번역되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이와 동시에 저 같이 개인적으로 포스팅하여 한국에 대한 사진/글이 영어로 많이 업데이트 되면, 혹시 압니까? 누군가는 삘 받아서 올지...ㅎㅎㅎ 아무튼 노력하겠습니다.

http://ashdrum.tumblr.com 



 

한창 수시 준비를 할 시절, BBC, IHT, NYTimes 같은 사이트를 드나들며 기사를 스크랩하던 적이 있습니다. 왠지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면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양심상 열심히 영어 기사를 봤는데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날 때는 Culture 섹션으로 이동해서 음식에 관한 리뷰나 기사도 보게 됬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게 The Minimalist 라는 코너의 Mark Bitman 이라는 쉐프였죠.



지금은 사이트 인터페이스가 좀 바뀌어서 예전 비디오를 볼 수 없는 듯 합니다만...
제가 굉장히 인상깊었던 건 코너 이름대로 크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거나, 멋을 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요리! 계란 삶는 법(노른자의 익는 정도가 다른 각각의 방법)과 Salsa sauce 만드는 비디오는 참 기본중의 기본이었습니다. 지금은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네요. 대신 Fruit Salsa 비디오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교환학생으로 1학기 동안 빈에 다녀온 직후 오스트리아 친구가 제게 페이스북으로 링크를 하나 보내주더군요. 이 친구는 제가 빈에 가기전에 연대로 한 학기 교환을 와서 미리 알게 된 친구에요. 관심사가 다양하고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던지 할 말이 많은 이 친구는 어떤 나라 사람과 얘기를 해도 대화가 잘 통하더라구요. 참 존경하는 Stephan :)



바로 이 비디오였습니다.
Anthony Bourdain이라는 쉐프의 No Reservations 라는 TV 프로그램이었어요.
정신없이 빠져들어 한국 편 보고, 멕시코 편 보고... 계속 찾아서 보게 만들더라구요.
No Reservations에 대해 소개하는 포스팅을 하려다가 헷갈린게 뭔가 비슷한 두 쉐프의 모습을 보고 같은 사람인 줄 알았어요. 하하... 두 쉐프의 화끈한 성격과 말투 때문인가 봅니다 (한번 비교해보세요)

어디 한번 얼마나 한국 음식을 잘 소개했나 볼까 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1. 처음에 street food인 분식류(떡볶이, 순대)를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르댕 아저씨가 김.떡.순 (:킴턱쑨)을 발음하는 게 재밌네요ㅋㅋ

2. 이른 새벽-아침에 노량진 시장에서 산낙지도 맛보고, (외국 사람들은 산낙지에 대한 충격이 생각보다 큰가봐요. 교환학생 친구들도 한국에 와서 하나의 큰 '경험'으로 생각하더라고요. 페이스북에 자기들끼리 산낙지 먹으러 가서 "도전!"하며 찍은 비디오를 올립니다)

3. 영천으로 가 김치를 직접 담궈보기도 합니다.
김치를 표현하는 단어들의 향연...
the heart and soul of korea, the principle dish, the beginning and end, the constant condiment, the much loved concoction of fermented cabagge and tong scorching spice...
A local specialty, straight from the source and eaten on site, where the cooks are proud when food speaks for a region, for a culture, its always good.

4. 임진강변에서 먹는 매운탕
이건 사연이 있습니다. 쉐프 아저씨와 동행한 나리 씨의 할아버지가 6.25 전쟁 때 남쪽으로 오게 되면서 한국이 분단된 나라고, 아픔이 있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네요. 나레이션과 할아버지의 말을 통해 조금이나마 한국의 역사에 대해 간추려서 이야기 합니다.

5. 포장마차에서의 소주와 닭발, 닭똥집 그리고 노래방
매콤한 닭발이 의외로 맛있다며 좋아하시는 부르댕 아저씨.
그리고 닭똥집이 한국말로 뭐냐고 묻더니 무슨 뜻이냐고도 물어본다.
나리 씨의 돌아오는 대답은 house of poo 하하 진짜 영어로 옮겨놓으니 이거네요.
즐겁게 먹고 난 후 나리 씨가 노래방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It will be a disgrace to Korean people if you didn't go to karaoke at the end of the night.

그랬더니 돌아오는 Anthony의 말이 더 가관이지요...차라리 닭똥집에 들어가서 살겠다니요!
I would rather go to house of poo and pretty much reside there for the rest of my life!

역시 교환학생 친구들을 만나면서 안 사실인데 우리 나라의 노래방 문화가 독특한가봐요.
반대로 또 우리는 외국 클럽의 karaoke night이 이해가 안되죠.
저도 교환 친구들과 빈에 있을 때 karaoke night에 클럽을 갔는데 그냥 마이크가 있고 누군가 나와서 부르거나 다같이 부르는 형식이에요... 참 이상합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정말 노래부르고 놀기 위하여 공간이 따로 있는, 혹은 매우 상업적으로 발전한 나라는 없나봐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제가 만나본 외국 친구들은 하나같이 누구 앞에서 노래 부르기를 싫어하더라고요ㅎㅎ
아무튼 자기한테 노래방은 DMZ 구역 같은 곳이라며 몸서리 치는 쉐프를 데리고 결국은 노래방을 갑니다

6. 감자탕
7. 양평 참숯가마의 삼겹살
석탄 공장과 사우나, 그리고 찜질방 복장으로 먹는 삼겹살 (그리고 또 소주...)
이 포인트에서 부르댕 아저씨는 진심 천국에 있는 것 같다며 감탄합니다. 이 아저씨 벌써 한국인화..?

8. 나리 씨 집에서의 home cooked meal! 로 마무리 짓지요 :)

Anthony Bourdain은 2000년 출간한 Kitchen Confidential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레스토랑 키친을 묘사하며 요리를 취미로 즐길 사람들은 소리 지르며 뛰쳐나갈 곳이라 표현을 한다고 하네요. 또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헌신을 요리에 쏟아부을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책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하지요. 그 중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바로 이 No Reservations라는 Travel Channel의 프로입니다. 현재까지 약 100 여개의 에피소드가 있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네요. Youtube에 검색해보시면 많이 나올꺼에요 :) (화질은 그닥 좋진 않지만!)

교환 다녀온 Vienna도 있군요... Mexico도 재밌고 ^^


여행하면서 아부지 노트북으로 써두었던 짤막한 일지들을 지금에서야 발견했다.
아부지가 보시더니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읽으면서 재밌다고 하셨다^^

 

토요일

오빠를 청주 병원에 데려다주고 전라남도 화순 리조트 도착.
리조트 1층 편의점에서 맥주와 오징어 뜯고 잠들었다.

 

일요일

아침 편의점

담양 죽녹원, 메타세커이어 가로수길

강진 다산초당

남도 한정식

해안도로 타고 쭉 내려와서

완도 신지면 명사십리 해수욕장, 배 타고 다시 내륙으로. 대교가 없다는 것을 발견ㅋ.

보성 대한다원. 녹차 아이스크림 맛이 좀 달랐어!

숙소로 돌아오는데 내비가 완전 사이길을 알려줘서 어둠속에서 매우 고생.
전설의 고향 같이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 으스스.

 

월요일

한식당에서 아빠는 사골우거지국, 난 북어국. 10% DC의 기쁨. 정갈한 반찬 괜찮았음.

순천 송광사. 절의 규모가 컸다. 옆에 흐르는 계곡이 시원해보였다.
절 다리기둥이 연못에 잠겨있었는데 마치 영화나 드라마 장면에 어울릴법한 분위기였어
.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는데 실제 불공을 드리거나 스님들이 거주하시는 곳이라 일반인은 출입이 불가한 곳이 더 많았다. 그래서 슬쩍 들여다봤는데 정원이 이뻤던 기억이 남았다.


낙안읍성. 초가집으로 이루어진 마을 멋있네. 실제 거주한다고는 하나 민박집이 많았음.
40
도를 육박하는 찌는듯한 더위속에서 낙안읍성 성벽을 돌고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거짓말 안하고 떠먹는 동시에 같이 녹아서 물이 되더라


순천만 갈대밭. 아쉽게도 휴관일이라 탐조선을 타고 용산전망대까지 갈 수 없었음. 생태관에서 철새 공부하고 천문관에서 망원경으로 흑두루미 논밭에 그려놓은 거 봤음. 가을에 와서 보면 정말 볼만할 것 같음. 여름은 너무 더워갈대가 진짜 갈색되었을 때 멋있을 것 같아. 짱뚱어들이 주인공인 홍보영상 봤는데 완전 귀여워ㅋㅋ 칠면초라는 빨간풀은 염습지에서 자란다고 하더군.


여수. 도시가 활기찬 느낌. 처음 가봤는데 차들도 많고 시장 주변으로  황소식당에서 게장 백반. 6,000원 정도인데 정말 실하게 나왔어. 3시쯤 가니까 기다리진 않고 먹더라. 게가 큰 편은 아니었는데 작은데도 살이 실하게 들어있었다는반찬들도 젓갈 위주로 으아..내가 또 젓갈에 약하거든. 정말 밥 한 공기 싹 비우면서 맛있게 먹었어요~ 기억에 남는게 이 때 식당에 옷 파는 아주머니가 들어와서(아마 동네에서 다들 서로 아시는 분들?) 일하는 아줌마들 상대로 영업을 또 하셨다. 그러다가 식당 온 손님들도 같이 와서 고르고..아놔ㅋ 보다못한 주인 아줌마가 여기가 음식 파는데지 옷파는데냐 이년아~한마디 쿨하게 던지셨다. 그래도 영업에 한창 물오르신 아줌마는 정말 귓등으로 듣더이다ㅋㅋ 오동도 정말 더워. 미니열차 타고 들어갔는데 이미 이때부터 지쳐있었지요. 월요일이 휴관일이 많은 요일이더라. 열차 내려서 언덕 올라갔는데 등대도 문 닫아서 못 봤어요우오동도에도 4D 라이더라고 입체 안경 쓰고 체험하는 공간이 있더라. 그리고 유비쿼터스 뭐뭐 해서 조성해놨어. 바다속을 3D로 꾸며놔서 어종별로 구경할 수 있는 스크린이랑 홀로그램으로 여수엑스포, 동백꽃, 2012년 여수엑스포를 위해 스마트해지는건가? 열차 기다리면서 너어어어무 더워서 분수대에서 뛰어 놀았다.

통영 도착. 충무 마리나 리조트는 객실도 위치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통영은 어떻게 하다보니 벌써 3번째 방문이다. 리조트 앞에서 바로 바다가 있었는데 쭉 늘어선 포장마차 간이 횟집촌에서 해삼/멍게 30000원에 정말 시원한 맥주! 해삼/멍게는 철저히 엄마를 위한 선택이었는데 난 아직도 게장백반이 다 소화가 안되서주인 아저씨가 그래도 친절히 가리비 4개 끼워주셔서 난 3개 먹고 완두콩이랑 메추리알 많이 먹었음. 정말 물이 맑은 통영 바다를 2m 앞에 두고 옆 테이블 사람들이 물에서 장난치는 것도 구경.

 

화요일

유명하다는 오미사꿀빵 1(7) 구입해서 통영케이블카 타러. 대기표 282번이었는데 9 조금 넘어 가서 그렇게 받았다. 케이블카 같이 탄 어떤 여자애는 나보다 조금 어려보였는데 배낭메고 혼자 여행하나봐. 연한 청색 남방에 주황색 빅배낭 나도 날씨 좀 선선하면 그렇게도 여행하고픔. 블로그에서 그 날 아침 봤던 뚱보할매김밥이 마침 해안도로 따라가다 보이길래 2인분 테이크 아웃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튀김우동과 먹었다.

 

단양 대명리조트

마늘 떡갈비. 리조트 앞에 있었는데 연예인들이랑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다녀갔더라. 떡갈비는 소고기와 돼지 전지를 섞고 속에 마늘이 들어있다. 넘 배고파서 역시 이것도 맛있게 먹었다. TV에선 12일 수학여행 특집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수요일


단양에서 눈을 떠보니 앞에 펼쳐진 풍경이 옛 동양화 수묵화에 나올법한 무릉도원 같았다
.
높은 산새 사이로 정가운데 길이 굽이굽이 나있었다. 

도담삼봉을 봤는데 이거 조선일보 magazine2에서 겨울철 사진 본 것 같아. 재미있는 유래가 있는데 세 봉이 천에 떠있는데 중간이 남자, 가까이 있는게 첩봉, 돌아누워있는 봉이 아내. 지형이 특이하여 많은 화가들과 사진가들이 찾았는데 김홍도 역시 이 곳을 화폭에 담았었다.


태백으로 옮겨오자 물안개가 더 심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가 운무를 가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대가 매우 높아서 산 중간 언저리마다 뿌옇게 동양화스러웠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해바라기 축제가 볼만하다길래 그 곳을 내비에 찍고 달렸는데 물안개와 구름이 너무 심하여 앞이 너무 안보였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고랭지 채소밭과 풍차까지 모두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아쉬움이 크다. 몇십분을 앞이 잘 안보이는 배추밭에서 엉금엉금 기어올라가고 내려가길 반복했다. 분명 일방통행으로 보고 갔는데 안개속에서 트럭이 등장해서 당황;


구와우 순두부.

10시반. 첫 손님이었다. 순두부가 담긴 콩국물이 구수했다. 젓갈 베이스 양념, 강된장, 콩비지 등과 각종 나물 반찬들이 같이 나왔다. 감자전과 도토리묵 역시 평균 이상. 역시 배고파서 뭐든 맛있다. 도토리묵 양념이 특히 맛있었다. 크게 기대할 건 없고 모든 반찬이 식당앞에서 재배해서 딴 듯, 건강한 웰빙 시골 밥상이다.

 













 

황지연못.

시내 한가운데 낙동강 발원지가 있다고? 좀 이상했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동네 할아버지들 마실 나온 작은 쉼터공원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신문에 나온 건 낚시였나! 하지만 연못물 색을 본 순간, 세 식구 모두 깜짝 놀랬다. 얕은 겉테두리와는 달리 중앙 부분이 완전히 처연한 짙은 에메랄드 빛이었던 것!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는데 수심이 4m에 온도가 11도라고(심장마비 위험이 있으니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호수공원이 생각났다. 긴 옷을 걸쳤는데도 선선한 날씨에 춥게 느껴졌다. 공원 안 온도계가 16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철암역

82-xxxx 나에게는 생소한 6자리의 전화번호가 상호에 적혀있는 오래된 가게들. 실제로 문을 연 가게는 몇 안되었고 셔터문을 굳게 내린 곳들과 창문이 다 깨진 곳도 있었다. 석탄장을 병풍처럼 둔 철암역 벽에는 예전 주민들이 넋두리처럼 남겨둔 글귀가 적혀있었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어느 가게 계단 밑 술병더미를 보며 한 때 복작복작했을 거리를 상상해본다.

이 곳은 국가지정문화재 21. 다리를 살짝 저는 할아버지 한 분이 걸어가며 이방인들을 바라볼 때 행여 내가 품에 안은 카메라가 그분의 마음을 거슬리게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구문소

몇 억년의 오랜 세월동안 자연적으로 물살이 돌을 뚫고 길을 냈다. 중국의 시를 요약한 7개의 한자. 바로 옆에는 석탄을 캐던 시절 일본인이 인공적으로 뚫어놓아 차가 지나다니는 공간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에 적어둔 한자 글귀 또한 예술이다. 어찌 이렇게 자연적으로 뚫린 것과 비슷하냐라는 자화자찬식의 구절이다. 

정선 아우라지역에서 청원식당이라는 곳을 찾았다. 교과서였나, 책에서 이름만 들었던 콧등치기 국수(면발이 쫄깃해 후루룩 넘기면 콧등을 치는 것과 같다하여 이름이 붙었다고 함) 3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빈 테이블이 딱 2개밖에 없었다. 멸치육수에 참깨가 그득하게 들어있었고 열무와 김이 얹어있었다. 아빠는 뜨거운 거, 엄마와 나는 시원한 걸로 시켰는데 시원한 것이 나았던 것 같다. 뜨거운 것이 느름국이라 부르고 시원한 것이 콧등치기 국수인듯.

 

 

 

7080 골든팝송cd

스티비원더의 Yester me, yester you, yesterday

빌리조엘의 Piano Man

로버트 파머의 Bad case of loving you

Love potion no.5 같은 노래들이었어